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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진료 대폭 확대한다…야간·휴일에는 초진도 허용

박현민 기자 입력 : 2023.12.01 수정 : 2023.12.0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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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재진 환자 중심의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실시하면서 야간이나 휴일에는 초진인 경우에도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초진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지역도 일부 산간 지역에서 전체 시군구의 39%에 해당하는 응급의료 취약지역으로 크게 넓힌다.

보건복지부는 초진 비대면 진료의 허용 대상 시간과 지역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담은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보완방안'을 오는 15일 시행한다고 1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원칙적으로 '재진 환자'의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면서 보험료 경감 고시에 규정된 섬이나 벽지 지역은 초진인 경우도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예외 지역이 이제 '응급의료 취약지역'으로 대폭 확대된다.

응급의료 취약지역은 응급의료 취약도, 즉 '지역응급의료센터로 30분 이내 도달이 불가능하거나, 권역응급의료센터로 1시간 이내 도달이 불가능한 인구 비율'이 30% 이상인 시군구다.

모두 98개 시군구가 해당되는데, 이는 전체 250개 시군구의 39.2%를 차지한다.

이와 함께 휴일이나 야간(오후 6시 이후부터)에는 모든 연령대의 환자가 초진이더라도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전면 허용한다.

그동안 18세 미만 소아·청소년 환자만, 그것도 처방이 아닌 상담에 한해 휴일·야간 초진 비대면 진료가 허용했던 것을, 이제 모든 환자에게 상담은 물론 '처방'까지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것이다.

초진 환자에 대한 비대면 진료를 대폭 확대하는 것에 대해 의사단체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의사단체 등은 그동안 환자 안전성을 고려해 대상 확대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복지부는 "초진 비대면 진료의 대상 지역을 넓힌 것은 같은 지자체 내에서 의료취약 정도의 차이가 크지 않음에도 대상 환자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달라지는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휴일과 야간에는 의원급 의료기관 대부분이 문을 닫기 때문에 진료를 받기가 어려워 개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이와 함께 재진 비대면 진료 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대면 진료 경험' 기준도 완화한다.

현재는 일정 기간 내에 해당 의료기관에서 '동일 질환'으로 대면 진료를 받은 경우 재진으로 인정받아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데, 앞으로는 '질환에 상관 없이' 해당 의료기관 진료 이력만 있으면 비대면 진료 대상인 재진 환자가 된다.

예를 들어 외상 치료를 위해 가정의학과 의원을 방문했던 환자가 열감기 증상이 있는 경우, 방문 이력을 인정받아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지금은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는 1년 이내, 그 외 질환자는 30일 이내 동일 의료기관에서 동일 질환에 대해 대면 진료 경험이 있어야 비대면 진료가 가능한데, 앞으로는 이런 기준이 모든 질환에 대해 '6개월 이내'로 통일된다.

한편 복지부는 비대면 진료 지침에 의사의 '대면 진료 요구권'을 명시하기로 했다.

의사가 의학적 판단으로 비대면 진료가 부적합한 환자를 진료하지 않는 경우 의료법상 진료 거부에 해당하지 않다는 점을 명시한다는 얘기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6개월 이내 대면 진료한 경험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진단이 어렵고, 처방이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의사가) 대면 진료를 요구할 수 있게 했다"며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려는 환자들도 의사가 진단이 어려우니 내원을 권유한다면 충분히 수용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비대면 진료의 처방 불가 의약품에 마약류와 오남용 의약품(23개 성분·290 품목)외에 부작용이 큰 '사후피임약'을 추가하기로 했다.

사후피임약의 경우 고용량의 호르몬을 포함하고 있어 부작용이 크고 불가피한 경우에만 정확한 용법을 지켜 복용해야 하지만, 남성이 처방받는 등 부적절한 처방 사례가 있어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복지부는 탈모, 여드름, 다이어트 의약품 등 비대면 진료를 통한 처방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의약품에 대해서도 과학적 근거, 해외 사례 등을 살펴 제한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더불어 복지부는 처방전의 위·변조를 막기 위해 '처방전을 의료기관에서 약국으로 직접 전송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기로 했다. 종이 처방전에 비해 복사본 또는 이미지로 된 처방전의 위·변조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비대면 진료 서비스 플랫폼 업계에서 요구해왔던 약 배송은 포함되지 않았다. 일각에선 비대면 진료를 받고도 결국 약국을 직접 방문해 약을 수령해야 한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고 지적하지만, 복지부는 우선 진료를 가능케 했다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약 배송은 약사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인 데다, 약계에서도 이견이 많아 환자와 소비자단체는 물론 다른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평일 야간이나 주말에 운영하는 약국이 적지 않다. 전국 약국 2만4천700곳 중에서 약 39%가 평일 오후 8시 이후에도 운영된다. 수도권으로 따지만 43%까지 올라간다. 토요일에는 전국의 약국 53%, 일요일에는 15% 정도가 운영된다.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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