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과외 중개 앱을 통해 만난 또래 여성을 무참히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20대 정유정이 "범행 당시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정유정은 2일 오전 9시6분쯤 검찰 송치 전 부산 동래경찰서 1층에 마련된 포토라인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피해자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전했다.
정유정은 '실종 사건으로 위장하려 했나'는 질문에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 죄송하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그는 '신상 공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는 질문에는 "할 말이 없다. 죄송하다"며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정유정은 '범행 후 집을 오간 이유', '살인 충동을 언제부터 느꼈는지', '범행 수법을 어떻게 배웠는지' 등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날 정유정은 검은색 벙거지를 깊게 눌러 써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고 그는 청록색 원피스에 안경과 마스크를 착용한 채 약 2분간 포토라인에 선 후 호송 차량에 탔다.
앞서 경찰은 전날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정유정의 신상을 공개했으며 나이는 1999년생으로 올해 23세다.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오후 5시40분께 부산 금정구에 있는 피해 여성 A씨(20대)의 집에 찾아가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범행 이틀 전 과외 중개 앱을 통해 혼자 사는 A씨에게 '자녀의 과외 교사를 구한다'는 이유로 접근했고 당일 중고로 산 교복을 입고 A씨의 집을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유정은 A씨를 살해한 후 마트에서 락스와 비닐봉지 등 범행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한 후 집으로 돌아가 여행용 가방(캐리어)을 챙긴 뒤 A씨의 집에서 시신을 훼손했다.
정유정은 27일 0시 50분께 시신 일부를 캐리어에 보관한 채 택시를 타고 경남 양산의 낙동강변 풀숲에서 시신을 유기했고 풀숲 인근 도로변에서 택시 기사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시신을 유기한 풀숲은 평소 정유정이 자주 산책을 간 곳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정유정은 범행 석달 전부터 인터넷에 살인과 관련한 키워드를 집중적으로 검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정은 평소 범죄 수사 방송과 책을 통해 살인을 준비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정유정은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직업 없이 할아버지와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정은 경찰 조사에서 "실제로 살인하고 싶어 범행을 저질렀다"며 "살인 충동이 생겨 범행에 이르게 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살인 및 사체 유기 등 혐의로 정유정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사진= 충동 살해범 정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