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한 민간 항공사 파일럿들이 3만7천 피트(약 11㎞) 상공을 비행하면서 안전 지침을 어기고 커피 등을 섭취하다가 징계를 받는 일이 벌어지며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16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인도 항공사 '스파이스제트'(SpiceJet)는 8일 비행 중 조종석에서 음식을 먹고 이 모습을 사진으로 남긴 의혹을 받는 자사 소속 파일럿 2명에게 전날 대기발령 조처를 내렸다.

사진 속 이들 파일럿은 뚜껑 열린 커피 컵 한 잔을 추력 레버 바로 옆에 세워둔 채 인도식 만두 사모사를 손에 쥔 모습과 커피 컵에는 스파이스제트 로고가 쓰여 있었다.

인도 항공 규정에 따르면 조종사와 승무원은 조종실에서 음식과 음료를 섭취할 수 있으나 여기에는 엄격한 제한 사항이 따른다.

가령 음료 컵에는 반드시 뚜껑이 닫혀 있어야 하고 음료가 조종석으로 흐르지 않도록 별도의 쟁반에 담아 보관해야 하는 식이다.

이 같은 규정을 완전히 무시한 모습의 해당 사진은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오면서 공분을 샀다.

당시 비행기가 상공 3만7천 피트에서 날고 있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비판 여론은 더 거세졌다.

이 사진을 처음 트위터에 공유한 항공 전문가 모한 랑가나단은 "난기류가 조금만 있어도 커피가 비행기 전자 장치에 쏟아져 시스템이 손상될 수 있다"면서 "이는 범죄 행위"라고 말했다.

인도 항공 규제 당국이 스파이스제트에 해당 조종사 신원을 즉시 파악할 것을 지시하는 등 파장이 커지자 항공사 측은 조종사 2명을 근무에서 제외했다고 전했다.

세부 사항에 대한 조사가 완료되면 적절한 징계가 가해질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 비행기는 힌두교 축제 '홀리'(Holi)가 열렸던 델리에서 출발해 8일 북동부 구와하티로 향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나 그 외 구체적 부분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BBC는 전했다.

스파이스제트는 "사진이 언제 찍혔는지, 최근 일인지 오래전 일인지, 사진 속 인물이 승무원인지, 심지어 문제의 항공기에서 벌어진 일이 맞는지도 명확하지 않다"면서 추가 조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비행기 추력 레버 옆에 커피를 세워둔 문제의 사진 / 출처= 트위터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