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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귀걸이 소녀' "모욕적" vs "창조적”… 네덜란드 미술계 후끈

이승현 기자 입력 : 2023.03.11 수정 : 2023.03.1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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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네덜란드 헤이그의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이 페르메이르의 원작을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에 대여하는 동안 이를 대체할 애호가들의 모작 여럿을 공모해 전시했는데 한 점을 AI가 그린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라고 AFP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과연 AI의 작품이 예술에 속하는지 미술관에 다른 유서 깊은 명작들과 함께 걸릴 자격이 있는지를 놓고 현지 미술계가 격렬한 논쟁에 빠져들었다는 것이다.

독일 베를린에서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율리안 판디컨은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이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모티브로 한 작품 전시 이벤트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는 AI로 작업한 그림 '빛나는 귀걸이를 한 소녀'를 출품했다.

그는 인터넷에 올라 있는 관련 이미지 수백만개를 토대로 이미지 생성 AI '미드저니'에 자신이 생각한 프롬프트(명령어)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완성했고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인 포토샵도 사용됐다.

미술관 측은 접수한 총 3천482점 중 170여점을 원작이 있던 전시실에 디지털 형식으로 전시했고 판디컨이 제출한 것을 포함해 총 5점만 엄선해 실물(출력본)을 걸었다.

출품된 사진이나 그림을 보면 인형, 공룡, 오리, 과일 등 기발한 형태로 패러디·오마주한 것들이 많았다.

3살 어린아이나 94세 노인이 '소녀' 대신 등장하는 경우도 있었다.

판디컨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박물관에서 내 작품을 보는 것은 초현실적이었다"고 감상을 전했다.

하지만 네덜란드 예술계 일각에서는 이번 전시회를 두고 날이 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작가인 이리스 콤핏은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페르메이르의 유산은 물론 활동 중인 예술가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미술관에서 나오면서 뺨을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AI 도구가 다른 작가들의 저작권을 침해하며, 그림 자체도 프랑켄슈타인 같은 느낌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다만 미술관 공보담당 보리스 더뮈닉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작품이고 사람들 사이 찬반이 갈린다"면서도 "작품을 선정한 이들은 AI가 창작한 것임을 알고도 마음에 들어 했고 결국 선정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판디컨의 출품작에 대해 "가까이서 보면 주근깨가 약간 으스스해 보이긴 한다"면서도 "우리는 이것이 멋진 그림이며, 창조적인 과정이었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술이 무엇인지, 예술이 아닌 것이 무엇인지는 매우 어려운 질문"이라며 "젊은 사람들은 AI가 새로운 것이라고 하지만 나이 든 이들은 전통적인 회화를 더 좋아한다고들 말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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