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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점포에서 생필품 훔친 절도범... "되려 생필품 건넨 경찰"

김다영 기자 입력 : 2022.12.22 수정 : 2022.12.2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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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부산진경찰서 전경 / 출처: 뉴스1]

 

무인점포에서 컵라면과 생수 등 생필품을 훔친 5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정신장애로 인해 경제적인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생활고를 겪게 되자 생계형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한 담당 경찰은 컵라면과 마스크 등 생필품을 사비로 구매해 이 절도범에게 전달했다.

지난 21일 부산진경찰서에 따르면 12월 초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의 한 무인점포에서 10여일간 16차례에 걸쳐 누군가 물건을 훔쳐갔다는 절도 신고가 접수됐다.

열흘간 발생한 절도 피해금액은 8만원 상당이었고 피해 물품은 라면이나 쌀, 생수, 음료수였다.

해당 점포의 폐쇄회로(CC)TV에 담긴 A씨는 물건을 품에 안고 잠시 머뭇거리며 카운터를 그대로 지나쳤다.

무인점포 특성상 주인이 없다 보니 별다른 제지 없이 밖으로 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A씨는 같은 점포에서 물건을 한 번에 가져가지 않고 여러 번 조금씩 가져간 모습도 포착됐다.

이를 발견한 점포 주인은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절도범의 인적 사항을 특정한 뒤 A씨의 거주지인 한 고시원에서 A씨를 체포했다.

조사결과 A씨와 A씨의 60대 남편은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기초생활수급자로 보조금을 받고 있지만 경제적인 활동을 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1.5평 남짓 정도의 작은 방에서 생활고를 견디지 못한 A씨는 이같은 절도 행각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진술에서 “가지고 가면 안 되는 걸 알았는데…. 배가 고파서 계산도 하지 않고 가져가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실제 피해가 발생했으니 법적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면서도 “사는 곳을 보고 나니 너무 안타까워 행정 기관에 연락하고 범죄에 내몰리지 않도록 도움을 주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경찰과 관할 지자체에 따르면 이들 부부가 해당 고시원에 거주한 지 4년 정도 됐으며 기초생활수급자로 등록돼 있어 보조금을 받고 있지만 정신장애로 인해 체계적인 경제활동은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A 씨 부부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이들이 늘어나면서 생계형 범죄 건수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부산 전체 절도 발생 건수 중 생계형 범죄로 추정되는 10만 원 이하 소액 절도건 발생 비율은 26.7%를 기록했다.

2020년에는 32.2%로 올라, 지난해에는 36.9%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등록장애인 중 정신장애인이 생활고를 심하게 겪는 것으로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는 10만 4000여 명이 정신장애인으로 등록돼 있으며, 이들의 고용률은 10.9%에 불과하다.

관할 행정 기관은 경찰의 연락을 받고 뒤늦게 상황 파악에 나섰다.

주민센터 측은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이들 부부에 대해 사례 관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할 뿐 정확한 실태 파악은 돼 있지 않았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이들 부부는 한 달에 한 번 주기적으로 주민센터에 찾아오기도 했으며 지자체에서도 관심을 갖고 이들을 살피고 있었다”며 “조만간 가정방문을 통해서 추가로 이들을 도울 방법이 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 활동도 이웃과의 교류도 없어 추운 연말을 보내고 있었던 A씨 부부에게 따뜻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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