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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폭락에 성난 농민들... "쌀 농사 흔들리면 식량주권도 흔들려" 호소

이승현 기자 입력 : 2022.09.21 수정 : 2022.09.21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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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같은 벼 갈아엎는다"... 충남·경남서 논갈이 투쟁

쌀값이 연일 폭락하자 전국 각지의 농민들이 수확을 앞둔 벼를 갈아엎으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21일 충남 예산군 고덕면 대천리 한 논에서 트랙터에 밀려 쓰러진 벼를 보며 농민들은 한숨만 쉬었고 "인건비에 기름값은 오르는데 쌀값은 떨어지니 농민들은 먹고살 수가 없습니다."라고 호소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 관계자들은 이날 예산, 당진, 보령, 부여, 서천, 아산, 논산, 천안, 청양 등 9개 시·군에서 동시다발 '논갈이 투쟁'을 벌였다.

이들은 "비룟값 등 농업경영비용은 폭등하는데 농민들의 노동에 대한 대가는 갈수록 떨어져만 간다"며 수확을 20여 일 앞두고 누렇게 익어 고개를 숙인 벼를 갈아엎었다.

현재 밥 한 공기에 농민에게 돌아가는 원가는 206원에 불과한데 최소 300원 이상이 보장돼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전농 충남도연맹은 "정부는 마치 농산물 가격이 물가 상승의 주범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자식을 키우는 마음으로 기른 논을 갈아엎는다"고 주장했다. 

고덕면에서 벼농사를 짓는 농민 한모(52) 씨는 "농민들은 국민의 먹을 것, 생명 주권을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농사를 짓는데 정부는 농민을 너무 홀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민 정 모(70) 씨도 "농민들이 오죽하면 키운 벼를 갈아엎겠느냐"며 "쌀값 안정화 대책이 세워지지 않으면 농민에게는 희망이 없다"며 고개를 떨궜다.

앞서 전남, 경남, 전북, 서울 등에서도 쌀값 안정을 촉구하는 농민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난 15일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관계자들은 전남도청에서 집회를 열고 '농가 요구 전량 정부 매입'을 촉구했다.

같은 날 경남 함안군에서는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소속 농민들이 수확을 앞둔 볏논을 갈아엎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 소속 농민들도 전북도청 앞에 나락을 쌓아 올려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지난달 29일에는 전국 농민 9천여 명이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트럭에 실린 볍씨를 거리에 뿌리며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북과 전남 영암 농민들은 집단 삭발까지 하며 대책 수립을 요구했고 경기·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 등 8개 지역 도지사들까지 나섰다.

이들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쌀농사가 흔들리면 농민 삶은 물론 식량주권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강력하게 호소했다.

사진= 15일 오후 전남 무안군 삼향읍 전남도청 앞에서 광주·전남지역 농민, 시민단체 활동가, 정당인 등이 쌀값 안정 대책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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