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료(이하 건보료) 청구가 단 한 건도 없는 의료기관이 전국에 1876곳에 이르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은 지난 5년 동안 현지 조사를 불과 단 한 차례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이 심평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의료기관 7만1231곳의 평균 명세서 청구 건수는 1만1521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건보료 청구가 한 건도 없는 의료기관은 1876곳(2.6%)으로 나타났으며 이 가운데 대부분인 1559곳은 의원급 의료기관이었는데 이는 전체 의원의 4.6%에 해당한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지난해 평균 청구 건수는 1만9318건이었다.
백종헌 의원은 "모든 기관이 청구를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의원급 의료기관 평균 청구 건수를 감안할 때 한 건도 없는 기관이 많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백 의원은 심평원이 비급여 진료 후 급여 원외처방전 약제비 청구로 확인할 방법이 있는데도 지난 5년간 건보료 미청구 의료기관 현지 조사를 한 번만 했다고 지적했다.
급여 진료를 비급여로 속여 청구하는 행위를 알고 있는데 제대로 조사나 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심평원의 한 차례 현지 조사 결과 10개 기관 중 부당 4개소, 양호 5개소, 조사거부 1개소로 확인됐다.
부당 의료기관은 비급여 대상 진료 후 수진자 본인부담금을 줄여 주고자 급여 원외처방전을 발행하는 '비급여 대상 관련 원외처방 약제비 부당 청구'로 확인됐다.
건보료 청구가 한 건도 없는 의원급 의료기관 표시과목별 현황을 보면 성형외과가 645개(58%)로 가장 많았다.
한 건도 없는 성형외과 의원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597개 중에 402개(67%)였다. 이 402개 가운데 강남구가 316개(78.6%), 서초구가 52개(12.9%)로 전체의 91.5%를 차지했다.
백 의원에 따르면 건보료 청구가 없는 병원급 의료기관 중 급여 의약품을 다수 공급받는 사례도 많았다.
진료비에 대해 건보료를 청구하지 않고 의약품에 대해서는 급여공급을 받는 셈이다.
백 의원은 "당국은 건강보험료 청구를 하지 않는 의료기관 중에 부당행위가 의심되는 의료기관은 즉각 현지 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 건강보험 청구 0건 의료기관 현황 / 출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