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6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태풍 '힌남노' 피해상황 점검 회의를 하며 비상대기 체제를 이어갔다.
전날 밤에 서초동 사저로 돌아가지 않고 '철야대기'를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 10분께 힌남노가 울산 앞바다로 빠져나간 뒤에도 청사에 머물렀다.
청록색 민방위복을 입은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통령실 지하벙커인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가진 점검 회의에서 피해 상황에 대한 종합 보고를 받고 후속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고 강인선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힌남노로 인명 피해도 있었고 4천6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며 "모든 분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강한 비바람과 사투를 벌인 소방·군인·경찰과 현장 관계자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오늘 회의를 시작으로 신속한 복구를 위해 가용 행정력을 총동원하겠다"며 "재난 종료 직후 신속한 복구가 중요하다. 피해 조사를 빠르게 진행해 피해 주민에 대한 실효적 지원 방안 마련에 주력해달라"고 강조했다.
또한 경북 포항 남구 인덕동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주민 7명이 실종된 사고의 경위를 잘 알아보라면서 안타까움을 표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포항·경주·서귀포·거제·통영·창원시장 등 피해 지역 기초 지자체장들로부터 피해 상황을 상세히 보고 받았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현재 지하 주차장 실종자 수색을 지휘하고 있어 부시장으로부터 대신 윤 대통령에게 피해 상황을 보고했다.
윤 대통령은 기상청장·소방청장·경찰청장·해양경찰청장·행정안전부 장관·국방부 장관 등에게도 보고를 받았다.
윤 대통령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 및 해병대 1사단장과의 통화에서 포항 구조 활동을 언급하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해병대원들의 노고에 격려를 보낸다. 고립된 주민에 건넨 손길에 국민도 같은 응원의 마음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제는 신속한 복구의 시간"이라며 "농어민, 소상공인, 생활 터전을 잃은 분들이 일상을 되찾고 한가위 명절을 맞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오전에는 7시 25분께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상황을 점검하고 7시 55분께 참모진과 지하 1층 구내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1층 기자실로 올라가 취재진을 만났고 예고에 없던 방문으로 당시에는 김영태 국민소통관장이 기자들과 비공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었다.
윤 대통령은 "늦게까지 수고들 많았다. 식사들 하셨느냐"고 물은 뒤 "지금 태풍 중심부는 울릉도·독도 쪽으로 가고 있지만 아직 안전대책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태다. 오늘 내일은 안심할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일 중요한 게 주민 대피인데, 사전에 적시에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집단적 인명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며 각 자치단체·소방청·경찰이 다 동원돼서 주민 대피는 적시에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주민께서 잘 협조해줘서 제일 중요한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며 (지난달) 집중호우에 이번에도 비가 많이 와서 다 좀 지켜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집중호우는 사실 예측불허였다. 퇴근할 때까지만 해도 서울 강북엔 거의 비가 안 오고 강남 몇개 지역에 집중적으로 하룻밤에 시간당 140㎜까지 왔는데 그건 예측 불허였다"며 "이것(힌남노)은 역대급 태풍으로 위력이 알려져 있고, 괴물 태풍이라고 하잖아요"라고 언급했다.
이어 "특정 지역에 게릴라식으로 내리는 집중호우는 우리 재난 대응 인프라가 부족해서 생긴 문제"라며 "(힌남노는) 다른 작은 태풍들을 먹어가면서 커지는 것이기 때문에 사전 대비를 잘하면 피해를 많이 줄일 수가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피해 현장에 갈 것이냐는 질문에는 "심각한 데는 저와 국무총리, 행정안전부 장관이 현장을 좀 가봐야 하지 않겠나 싶은데 일단 상황을 좀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첫 24시간 대기 소감'을 묻자 윤 대통령은 "소감이 어디 있습니까"고 웃은 뒤 "중요한 상황이라 이제 가서 또 챙겨봐야 해서"라고 말한 뒤 떠났다.
사진= 상황점검회의 주재하는 윤석열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