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어디 안 좋나", "그 새끼가 혹시 때리나?", "니 나가면 여기서 있었던 일 고마 싹 다 잊어뿌라",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중 덴버 대사)
배우 김지훈이 투박한 부산 사투리로 인질극 중 상남자의 '직진 화법'을 선보이며 미워할 수 없는 강도 캐릭터를 소화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에서 김지훈이 연기한 '덴버'는 길거리 싸움꾼 출신이며 말투나 행동은 거칠지만 시골 소년처럼 순박한 인물이다.
김지훈은 지난 한 언론사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원작에서 거친 캐릭터인 덴버를 제가 연기할 때 위화감 없게 하려면 사투리를 쓰는 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고 사투리 연기를 선보이게 된 배경을 언급했다.
그는 "아무래도 제가 그간 맡아온 역할이 덴버의 거친 매력과 상반된 게 많아서, 차이가 큰 역할을 시청자들에게 납득시키려면 사투리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촬영 두세 달 전부터 부산 출신 배우들에게 사투리 과외를 받았고 대본에 한 줄 한 줄 표시해가면서 억양을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투리에 익숙해지고 나니 좀 더 거친 느낌이 있었으면 했는데 래퍼 쌈디(사이먼 도미닉)씨의 사투리가 덴버에게 어울릴 것 같아 찾아갔다"며 "대본에 쌈디씨의 억양과 스타일의 대사를 추가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김지훈은 "덴버는 순박하고 따뜻한 인물"이라며 "거칠고 사고뭉치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개념은 올바르다. 욱하는 성질을 잘 다스리진 못하지만 자기 잘못은 금방 인정하는 게 매력"이라고 배역에 애정을 드러냈다.
강도와 인질 관계인 덴버와 미선의 로맨스 역시 덴버의 이런 성격 때문에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김지훈은 "덴버는 미선이가 예쁘니까 그거 하나만으로도 좋아하게 되는데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미선이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일인데 무서운 상황에서 가장 자신을 인간적이고 따뜻하게 챙겨주는 모습이 마음을 여는 열쇠가 됐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덴버와 미선의 러브라인에 대해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 큰 호응을 보내주셔서 굉장히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2년 KBS 드라마 '러빙 유'로 데뷔해 연기 경력 20년인 김지훈은 이미지 변신을 꾀하기보다는 본인이 가진 매력을 다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종이의 집' 역시 그런 연장선에서 선택한 작품이다.
사진= 배우 김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