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본


사회.문화 > 사회

'구미 여아 사망' 재판 다시 열린다... 대법 "바꿔치기 의문"

박경혜기자 입력 : 2022.06.16 수정 : 2022.06.16 23:26
https://newsborn.co.kr/news/news_view.php?idx_no=12897 뉴스주소 복사

"친자 맞지만 유전자 검사가 '바꿔치기' 증명 못 해"... 징역 8년 2심 파기 환송

지난해 초 경북 구미시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세 살 여자아이의 친모에게 2심까지 내려진 징역 8년형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유전자 검사 결과로 원래 외할머니인 줄 알았던 피고인이 사실은 숨진 여아의 친모라는 사실은 밝혀졌지만 피고인이 산부인과에서 아이 바꿔치기를 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6일 미성년자 약취(납치)와 사체은닉미수 혐의로 기소된 석모(49)씨의 상고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유전자 감정 결과가 증명하는 대상은 이 사건 여아(사망 여아)를 피고인의 친자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불과하고 피고인이 피해자(납치 여아)를 이 사건 여아와 바꾸는 방법으로 약취했다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쟁점 공소사실을 유죄로 확신하는 것을 주저하게 하는 의문점들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에 대해 추가적인 심리가 가능하다고 보이는 이상, 유전자 감정 결과만으로 미성년자 약취라는 쟁점 공소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피고인의 행위가 약취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의 목적과 의도, 행위 당시의 정황, 행위의 태양(양태)과 종류, 수단과 방법, 피해자의 상태 등에 관한 추가적인 심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다만 대법원은 여아의 시신을 유기하려다 미수에 그친 범죄는 2심까지의 유죄 판단을 그대로 인정했다. 바꿔치기 범행 역시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는 취지지 무죄라는 취지는 아니라고 대법원 관계자는 설명했다.

당초 석씨는 지난 2018년 3월 말부터 4월 초 사이에 구미의 한 산부인과에서 친딸 김모(23)씨가 낳은 여아를 자신이 출산한 여아와 몰래 바꿔치기한 혐의를 받았다.

3세 여아가 숨진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기 하루 전인 지난해 2월 9일 김씨가 살던 빌라에서 아이 시신을 매장하기 위해 박스에 담아 옮기려고 한 혐의도 있다.

여아는 그보다 6개월가량 전 김씨가 이사를 하면서 빈집에 방치됐다가 숨졌다.

그러나 대법원은 미성년자 약취 혐의의 경우 범행 시점인 지난 2018년 3월 31일 오후 5시 32분께부터 4월 1일 오전 8시 17분께 사이에 아이 바꿔치기가 벌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석씨가 자신의 딸이 아이를 낳을 무렵에 출산했을 것이라는 2심까지의 추정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목격자나 CCTV 등 직접적인 증거도 없는 상황이라 아이 바꿔치기라는 혐의를 사실로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대법원은 "특히 피고인은 피해자(납치 여아)의 외할머니이므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이 사건 여아(사망 여아)와 바꿔치기한 후 데리고 간 사실관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행위가 친권자(김씨)의 의사에 반하지 않고 피해자의 자유와 안전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없는 사정이 있다면 약취행위로 평가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당초 여아의 사망 원인인 김씨의 아동학대 혐의를 수사하던 중 석씨의 아기 바꿔치기와 시신은닉미수 범죄 혐의를 추가 포착했다.

숨진 여아의 유전자 검사에서 원래 친모로 알려졌던 김씨가 사실은 언니였고 외할머니인 줄 알았던 석씨가 실제 친모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대검찰청이 각각 시행한 검사 결과는 모두 석씨를 숨진 여아의 친모로 지목했다.

석씨는 재판에서 자신은 당시 아이를 낳지 않았고 아이들을 바꿔치기하지도 않았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으나 1·2심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1·2심 재판부는 "세 번의 유전자 감정 결과 등을 보면 숨진 아이와 피고인(석씨) 사이에 친모·친자 관계가 성립한다"며 "아이의 혈액형 등 출생 전후 모든 상황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자신이 낳은 여아와 친딸이 낳은 딸을 바꿔치기한 것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하급심 재판부는 석씨가 출산 한 달 전에 직장을 그만뒀다는 사실을 숨기려고 거짓 진술을 한 점, 임신 사실을 알았을 무렵 출산 관련 동영상을 시청한 점, 온라인으로 해온 여성용품 구매가 임신 의심 기간에만 중단된 점 등의 정황을 판단의 근거로 활용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석씨가 단순히 출산 사실을 숨기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은 충분한 동기로 판단되지 않고 퇴사한 경위나 당시 산부인과의 상황 등 간접 증거에 관한 의문이 해소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유전자 검사 결과의 증명력을 그 증명 대상을 넘어선 사실관계에까지 적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며 "별도의 사실관계인 쟁점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형사증거법의 일반적 법리에 따라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의 증명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사진= 대법,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 친모 징역 8년형 파기환송

<저작권자ⓒ 뉴스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다른글 보기 no1newsborn@gmail.com

# 태그 통합검색

뉴스 댓글

  • 댓글 300자 한도

Newsborn 'PICK'



주소 : 부산광역시 기장군 일광면 이화로 4 | 등록번호 : 부산 아00435 | 등록일자 : 2019년 5월 21일 발행일자 : 2019년 5월 21일
대표전화 : 1833-6371 | FAX : 0508) 911-1200 | E-mail : no1newsborn@gmail.com
제호 : 뉴스본 | 대표 및 발행인 : 배문한 | 편집인 : 이승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승현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배문한

Copyright © newsborn, Ltd.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