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직접 교육감을 뽑을 수 있는 첫 선거인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서울 시내 투표소에는 투표권을 행사하려는 고등학교 3학년생 유권자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이번 지방선거는 지난 2019년 공직선거법 개정에 따라 선거연령이 하향 조정된 이후 열린 첫 지방선거로 2004년 6월 2일 이전에 태어난 만 18세 고등학교 3학년생이 투표할 수 있다.
서울 광진구에 사는 정의환(18)군은 "학교에서의 배움이 너무 대학입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적성과 특기를 살릴 수 있는 교육·평가과정을 만들려는 후보에게 마음이 갈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군은 "당선되는 교육감은 예체능 분야의 배움이나 학교 급식, 학생들 사이의 관계 등 여러 문제에 신경 써주면 좋겠다"며 "학생들과 소통하는 당선인이 됐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김단아(18)양은 "이제 고3이라 초중고 교육 과정을 거의 끝내간다"며 "교육감 후보를 볼 때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교육과정에서 느낀 불편했던 점이나 좋았던 점이 후보의 공약에 얼마나 반영되어 있는지를 봤다"고 전했다.
김 양은 교육 현장에서 고3 '새내기 유권자'들에 대한 투표 독려가 없었던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김 양은 "투표가 중요하지만 사실 고등학생들에게는 관심이 떨어지는 분야다 보니 학교에서 선거 전에 학생들의 투표를 독려하고 쉽게 설명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면 학생들의 투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좋았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준규(18) 군은 "부모님과 함께 투표했는데 사회의 일원으로서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 투표 전에 후보들의 공약을 찾아보고 조사도 좀 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이 군은 "당선되는 교육감은 학생들이 생활하기 편한 교육환경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난 대통령선거는 만 18세 생일이 지나지 않아 투표하지 못했다는 전윤찬(18)군은 "이번 선거에서 시장이나 시의원도 뽑지만 사실 고3 학생 입장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이 교육감을 뽑는 것이었다"며 "교육감은 학생들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니 고등학교 1학년부터 뽑아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온라인상에서도 첫 투표를 마친 고3 학생들의 '투표 인증'이 이어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는 '첫투표' 해시태그(#)가 달린 고3 유권자들의 게시글을 다수 찾아볼 수 있었으며 맘카페 등에서는 학부모가 '고3 아들과 함께 투표했는데 첫 투표권이 생긴 아들이 설레하는 것이 귀엽다'는 등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트위터상에서는 '고3이지만 생일이 지나지 않아 투표를 못 했다', '생일이 안 지나 투표를 못 해 자습실에 끌려간다'며 만 18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투표하지 못한 고3 학생들의 아쉬움 섞인 게시글도 찾아볼 수 있었다.
사진= 투표하는 고등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