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1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을 위한 본회의 일정 등을 협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만나 약 40분가량 한 후보자 인준 관련 본회의 일정 등에 관해 논의했지만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입장차만 확인했다.
송 원내수석부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출범했고 대통령 취임식을 했지않나. 총리 인준에 협조해야 하는 것이 국회로서 책무 중 하나"라며 "서로 간 입장은 상당 부분 차이가 있지만, 타협점을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진 원내수석은 송 원내수석을 쳐다보며 "표결에는 동의하나? 가결되든 부결되든? 그런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한 후보자 인준 표결을 위한 국회 본회의 일정이 확정되더라도, 민주당 측에서 본회의에 부결시킬 가능성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진 원내수석은 또 '국민의힘이 한동훈 또는 정호영 후보자를 포기하면 총리 임명동의안 일정에 합의하겠다는 입장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엔 "그렇지 않다. 연계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진 원내수석은 '본회의 일정이 여전히 불투명하냐'는 질문에 "그렇다. 한 후보자가 여전히 부적격하고 국민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윤석열 정부가 이제 막 취임했기 때문에 총리 인준을 비롯해 여러 가지 정치적 현안들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책무를 양당이 갖고 있다는 데에는 동의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의 첫번째 추가경정예산안(이하 추경) 편성을 놓고도 양당의 미묘한 입장차가 감지됐다.
송 원내수석은 "추경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오는 16일 시정연설을 하는 것으로 국회의장실에서 발표했기 때문에 일정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진 원내수석은 "코로나 손실보상을 위한 추경은 우리 당도 대선 때부터 국민들께 약속했던 바로,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돼야 한다"며 "다만, 정부 추경안이 내일께 국회에 제출될 것으로 보이는데, 추경안을 들여다보면서 보완해야 할 지점들이 있다면 양당이 잘 협의해서 추진해 나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진 원내수석의 발언은 정부·여당의 입장을 담은 추경안에 마냥 동의해줄 수 없으며 야당이 국회에서 '송곳심사'를 거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논의 중 하나인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과 관련해선 여야는 뚜렷한 입장차를 보였다.
송 원내수석은 "일전에 민주당이 국회 운영위와 본회의에서 사개특위 부분을 일방적으로 통과시켰기 때문에, 당분간 협조하기 어렵다는 게 우리 당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송 원내수석은 "하지만 현재 형사사법 체계 자체가 완벽한 것이 아니고, 여러 문제가 있다고 전문가와 관계 기관들이 지적하고 있다"라며 "그 부분에 대해 논의는 해야 하지 않겠나. 다만 논의 시점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진 원내수석은 "민주당은 사개특위 구성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만큼 조속하게 가동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특히 사개특위 활동 시한이 올해 말까지로 한정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개특위 가동에 따라 검찰 수사권 문제가 연동돼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늦추지 말고 한시라도 빨리 가동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사진= 대화하는 권성동 원내대표와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