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9일 오후 5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고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이 밝혔다.
이어 김 대변인은 "현재 우크라이나가 전시 상황에 처해 있는 관계로 세부적인 통화 내용은 공개가 어려움을 양지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윤 당선인과 전화통화를 했다는 사실을 전하고 "한국 국민들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에 감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윤 당선인에게 앞으로 활동에서의 성공을 기원했고 생산적인 협력을 해나갈 것이라는 확신을 표명했다"고도 언급했다.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의 차기 정부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는 우크라이나를 지지·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한국에 희망하는 구체적 지원 방안을 거론했을지도 주목된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이던 이달 2일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와 만나 "저를 비롯해 대한민국 국민은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국민들이 일치단결해 러시아에 결사 항전하는 것을 지지하고 응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윤 당선인은 당시 "대한민국 정부도 우크라이나에 약간의 지원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것 이외에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전쟁 중에 어떤 물자나 생필품이 필요한지 말씀을 해주시면 저희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도 말했다.
윤 당선인은 당선 확정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10일)을 시작으로 주요국 정상들과 잇따라 통화를 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11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14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16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17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 주석(23일) 등에 이어 25일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도 통화했다.
미·중·일과 함께 전통적인 한반도 주변 4강으로 분류되는 러시아가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과 조기에 통화한 대목도 주목된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미국을 위시한 서방 진영으로부터 전방위적 제재·고립을 당하며 국제사회의 압박을 받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미·러관계를 비롯해 국제질서 전반에 중대한 변화를 일으킨 사건이라는 평가가 많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대러시아 항전을 앞장서 이끄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고 반향을 일으키는 지도자다. 윤 당선인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조기 통화는 이처럼 변화된 국제적 환경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사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