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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수 "쇼트트랙 포기해야 논란 끝날 듯"... 베이징 올림픽 판정 논란

박경혜 기자 입력 : 2022.03.21 수정 : 2022.03.21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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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수(37·러시아 명 빅토르 안) 코치는 한국 쇼트트랙의 영웅이었다.

만 21살 때 출전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3관왕에 오르며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최고 에이스로 우뚝 섰다.

그러나 안 코치는 지난 2011년 갑자기 러시아로 귀화하면서 한국에서 쌓아 올렸던 영예를 모두 포기했다.

그의 러시아 귀화 원인을 놓고 국내에서 많은 논란이 불거졌지만 '러시아인'으로 변신한 안 코치는 승승장구했다. 

안 코치는 지난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따내며 단숨에 '러시아 쇼트트랙 영웅'으로 변신했다.

러시아에서의 생활은 그리 길지 않았다. 

안현수 코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은퇴 무대로 삼았지만 러시아의 조직적인 도핑 스캔들 논란에 연루됐고 결백함을 호소했지만 끝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허락을 받지 못하고 출전이 무산돼 2020년 4월 선수 생활을 조용히 마쳤다.

그리고 2020년 안현수 코치는 뜻밖에 오성홍기를 달고 빙판에 복귀했고 선수가 아닌 코치 자격이었다.

안 코치는 한국 쇼트트랙의 최대 라이벌인 중국 대표팀 기술 코치로 부임해 한국을 정조준했다.

예상대로 안 코치는 국내 팬들에게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엔 쇼트트랙에서 불거진 편파 판정 논란과 국내 반중 정서까지 더해져 비난 수위가 더 심해졌다. 

안 코치를 겨냥한 비난은 올림픽이 끝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안현수 코치는 왜 베이징 올림픽에서 '오성홍기'를 달고 등장해 비난을 자초했을까.

안현수 코치는 19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 귀화 과정 등 그동안 속 시원하게 밝히지 못했던 내용과 자신을 둘러싼 각종 루머에 관해서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 중국과 손을 잡은 이유... '국적보다 중요했던 쇼트트랙'

안현수 코치는 중국 대표팀 코치로 부임하게 된 배경을 이해하려면 러시아 귀화 과정부터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인생의 갈림길에 설 때마다 항상 같은 기준으로 선택했다는 게 안 코치의 생각이다. 

그는 '왜 중국 대표팀을 맡았나'라는 질문에 "난 항상 쇼트트랙을 생각하며 내 앞길을 선택했다"며 "2011년 러시아 귀화 과정도 그랬고 2020년 중국 대표팀 코치로 부임했을 때도 그랬다"고 전했다. 

안 코치는 러시아 귀화 배경에 관해 "당시 소속팀인 성남시청 빙상팀이 재정 문제로 해체됐고 난 부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며 "당시 이런 나를 받아줄 팀은 없었다. 성적이 안 좋았고 나를 둘러싼 시끄러운 이슈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때 러시아에서 좋은 제안을 했고, 진정성을 느껴 선택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난 국내에서 불공정한 대우를 받지 않았고 대한빙상경기연맹과 불편한 관계도 아니었다"며 "일부에서 제기하는 파벌 논란으로 귀화를 선택한 것도 절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오로지 쇼트트랙 선수로서 좋은 환경에서 운동을 이어가기 위해 귀화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안현수 코치는 중국으로부터 기술코치 직을 제안받았을 때도 똑같은 기준으로 결정 내렸다고 주장했다. 

안 코치는 "2018년에 은퇴 여부를 두고 고민했다"며 "많은 고민 끝에 2019-2020 시즌 복귀했는데 월드컵 1차 대회를 마친 뒤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한계에 부딪혔다"고 부연했다. 

이어 "은퇴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중국에서 연락이 왔다"며 "중국에선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지도하는 역할을 제안했고 내 생각을 정리하는 시기와 맞아떨어져 이에 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은 신경 쓰지 못했다.

그는 언제나 그랬듯 쇼트트랙 선수 혹은 지도자 생활에 우선 가치를 두고 자신의 삶을 선택했다.

안현수 코치는 '국내 반중 정서는 고려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난 오로지 운동을 잘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라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가진 선택지 중 최고의 선택지를 고른 것뿐, 다른 것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 편파 판정·반중 정서의 표적 된 안현수... "힘들었지만 무책임한 사람이 되긴 싫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선 개막 초반부터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고 중국에 유리한 판정이 잇달았다. 

중국 대표팀은 쇼트트랙 첫 종목인 2,000m 혼성계주에서 석연찮은 판정으로 결승에 진출한 뒤 금메달을 땄다.

그리고 한국 대표팀 황대헌(강원도청), 이준서(한국체대)는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나란히 페널티 실격 처분을 받았다.

두 선수의 탈락으로 중국 선수 2명이 결승에 진출했고 중국의 런쯔웨이가 결승에서도 석연찮은 판정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쇼트트랙 편파 판정 논란은 국내 반중 정서에 기름을 끼얹었으며 스포츠계를 넘어 온 국민이 분통을 터뜨리고 중국을 비난했다.

안현수 코치는 첫 종목이었던 혼성계주 당시 밝은 표정을 지었다가 해당 모습이 한국 팬들에게 전해지며 '매국노'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이후 안 코치는 경기장에서 어떤 표정도 짓지 못했다. 찡그릴 수도, 기뻐할 수도 없었다.

그는 "사실 매우 힘들었던 시기"라며 입을 열었다.

안 코치는 "나 자신을 컨트롤하기 위해 애썼다"며 "힘든 상황을 내색하고 싶진 않았다. 무책임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판정 논란에 대해선 여전히 소신 있는 의견을 밝혔다.

안현수 코치는 "쇼트트랙 종목 특성상 판정 문제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라며 "기록 스포츠가 아니기 때문에 접촉이 일어날 수밖에 없고, 이에 심판 판정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선수는 판정 문제에 관해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지만 경기하다 보면 예상과 다른 상황이 발생하곤 한다"고 강조했다. 

◆ 올림픽 끝나고 한 달, 아직도 계속되는 비난 목소리... "내가 모든 것 놓아야 끝날 것 같다"

안현수 코치는 베이징 올림픽을 끝으로 중국 대표팀과 계약이 만료됐다.

안 코치는 대회 직후 다른 외국 대표팀으로부터 4년 장기 계약 제안을 받았는데 이에 응하지 않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안 코치는 "2020년 중국으로 떠난 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해 단 한 번도 가족이 거주하는 한국을 찾지 못했다"며 "한국에 있는 가족들을 한 번도 보지 못했는데 당분간은 아버지와 남편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21개월 만에 가족들과 해후한 안현수 코치는 조용히 국내에서 휴식을 취했다.

그러나 그칠 것 같았던 비난은 끊임없이 계속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계속된 반중 정서로 인한 비난의 화살이 안현수 가족에게 쏟아졌다.

러시아 침공 사태로 안현수가 강제 징집될지 모른다는 루머는 장난 수준이었고 러시아의 침공 책임을 안현수에게 묻는 비난까지 이어졌다.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리기도 했다.

안현수 코치의 아내 우나리 씨가 운영하는 화장품 회사 사이트에서 대만을 국가로 표기했다가 중국 네티즌들에게 엄청난 비난을 받았고 안 코치가 사과의 글까지 올려야 했다.

안 코치는 "한국에서 쉬고 있는데 큰일이 터졌다고 연락이 왔다"며 "전혀 의도치 않은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밖에도 올림픽이 끝난 뒤 하루도 빠짐없이 각종 기사가 나오더라"라며 "내가 엄청난 잘못을 한 사람이 된 것 같다.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안 코치는 "불현듯 내가 쇼트트랙을 포기하면 이런 논란이 끝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라며 "그동안 내 열정과 경기를 보고 응원해주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예상치 못한 일들이 비난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면서 가슴 아팠다"고 털어놨다.

그는 '쇼트트랙 선수와 지도자로 살아온 걸 후회하나'라는 질문에 한참 동안 답변하지 못했다.

안현수 코치는 "너무 힘들었지만 그래도 내가 원하는 것을 하지 않았나"라고 말한 뒤 "후회하진 않는다. 쇼트트랙을 떠나진 않을 것"이라고 말을 마쳤다.

사진=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 전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기술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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