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공식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과 분리주의자들이 장악한 동부 지역에 집결시킨 병력이 19만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18일(현지시간) 비엔나에서 열린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안보협력 및 상설회의에서 성명을 통해 "우리는 러시아가 1월30일 약 10만명의 병력을 집결시켰던 것과 비교해 약 16만9000명에서 19만명의 병력을 우크라이나 내외에 집결시켰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언급했다.
미 정부는 "이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가장 중대한 군사 동원"이라며 "러시아는 투명성을 제공하고 위험을 줄이기 보다는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부정과 기만에 관여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한 구실을 만들려고 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러시아가 실질적으로 우크라이나 국경의 다른 곳에서 자신들의 위치를 고수하고 있음에도 부대를 철수시키고 있다는 주장을 하는 것에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이 추정하는 러시아군의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다.
1월 초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군이 약 10만명이라고 전했고 2월 초 이 수치는 13만명으로 증가했으며 지난 15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그 숫자를 15만명으로 늘렸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정부가 18일(현지시간) 주민들을 러시아로 대피시키기로 했다고 발표하면서 러시아의 전면 침공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돈바스 지역에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세운 도네츠크 인민공화국(DPR)의 수장 데니스 푸쉴린은 이날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침공 우려 때문에 주민들을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주로 대피시키로 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 지역의 또 다른 분리주의 세력 루간스크 인민공화국(LPR)도 주민들에게 러시아로 대피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2014년 친러 분리주의세력의 '크림공화국'이 우크라이나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뒤 러시아가 이 지역을 전격 병합하자 러시아계 주민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돈바스 지역에서도 도네츠크 인민공화국 등이 수립됐다.
한편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 등에서 반군과 러시아계 주민이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의해 공격당했다는 허위 자작극을 꾸미고 이를 유포해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의 구실로 삼으려 한다고 경고해왔다.
미국과 독일 등 유럽 주요국 고위 인사들은 1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 모여 러시아에 거듭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개막해 20일까지 이어지는 뮌헨안보회의에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등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의 고위급 인사가 다수 참석했다.
이날 블링컨 장관은 "지난 48시간에 걸쳐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이뤄진 포격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해 거짓 도발을 만들어내려는 러시아의 노력 중 일부"라고 주장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24∼48시간 동안 일어난 일은 "이미 준비된 거짓 도발을 만들어내고 그다음 이 같은 도발에 대응하고 이후 궁극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새로운 공격을 감행하는 이미 준비된 시나리오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사진출처= 로이터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