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대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15일 0시를 기해 본격 시작되면서 여야 대선 후보들이 전국을 누비며 본격적인 유세 대결에 들어갔다.
하루 5만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할 정도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상황이지만, 유세차 연설과 로고송을 배경으로 한 선거운동원들의 율동 등 익숙한 유세 풍경이 코로나 이전의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곳곳에서 펼쳐졌다.
대선과 함께 서울 종로와 서초갑, 경기 안성, 대구 중남구, 충북 청주 상당 등 5곳에서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면서, 전국 각지의 유세 열기가 한층 더 뜨겁게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사진= 이재명 대선후보, 부산서 지지 호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날 0시에 부산항을 찾아 수출 운항 선박 근무자들을 만나며 하루를 시작했다. 오전에 부산 부전역 앞에서 한 첫 유세에서는 무려 50분간 연설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대구, 대전을 거쳐 서울로 올라와 첫날 이른바 '경부선' 유세를 마무리한다.
이날 첫 유세 현장인 부산 부전역 거리에는 인파 200명 안팎이 모여 "이재명, 유능한 대통령"을 연호하고 유세송에 맞춰 율동을 했다.
부전역 유세에는 가정주부, 지팡이 짚은 할머니, 어린 여자아이가 유세차에 올라 이 후보 지지 발언을 했고, 당원과 지지자들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를 겨냥해 "신천지 비호세력에 나라를 맡길 수 없습니다" "앞으로 제대로 나를 위해 이재명"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흔들었다.
이날 이 후보가 '경부 상행선'을 타는 동안 총괄선대위원장인 이낙연 전 대표는 광주, 정세균 전 총리는 전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대구 등 자신의 연고지를 각각 나눠 맡아 '세몰이'에 나섰다. 이들은 저녁에 서울에서 이 후보와 합동 유세를 한다.
이 후보 측은 중앙당 선거대책위, 각 지역위원회와 시도당 등에서 유세차 총 306대를 동원하는 등 지역 구석구석을 찾는 '현장형' 선거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친환경 에너지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전기자전거 1대도 유세 현장에 활용한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청계광장에서 도심 유세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고 이어 대전과 대구를 거쳐 부산에서 마지막 유세를 한다.
사진=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는 윤석열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진행된 청계광장 유세에는 선대본부와 당 지도부 인사들이 총출동했고 당원과 지지자들이 대거 몰려 광장을 가득 매운 채 "윤석열 대통령!"을 연호했다. 서해상에서 북한군에게 피격당한 공무원 이모씨의 유족들, '천안함 46용사' 중 한 명인 고(故) 민평기 상사의 모친 윤청자 여사 등도 유세차에 올랐다.
이날 윤 후보가 '경부 하행선'을 타는 동안 이준석 대표는 부산으로 내려와 선거 유세용으로 개조한 소형 상용차 '라보'를 타고 아파트 단지, 전통시장, 대학가, 대형마트 근처 등을 누비며 저녁까지 '골목골목 이동 유세'를 한다.
윤 후보 측은 선거운동 기간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언택트 유세'를 강화하기로 하고 권역별 대형 유세차 5대를 비롯해 총 300여대의 유세차가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AI 윤석열'이 소개한 지역 공약 영상을 상영하기로 했다.
또한 선거 운동에 2030 청년들을 전면 배치한 '청년유세단'을 투입해 과거 국회의원 등 기성 정치인이 중심이던 것과는 달라진 유세 문화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이날 오전 8시30분 대구의 번화가인 반월당역에서 출근길 유세를 하며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안 후보의 유세차 연설을 전후로 국민의당 상징색인 '주황색' 점퍼를 맞춰 입은 선거운동원들이 로고송에 맞춰 율동을 했다.
사진= 대구서 안철수 첫 유세
유세차에는 2030 청년들이 올라와 안 후보 지지 발언을 한 뒤 '안철수 후보 완주 및 승리 기원 결의문'을 낭독하고 안 후보에게 전달했다.
안 후보는 이어 경북 구미로 이동해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를 앞두고 보수층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이어 안 후보는 김천, 안동, 영주 등 TK 도시를 돌며 첫날 유세를 이어간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이날 새벽 4시40분 용산역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며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후 호남으로 이동해 전북의 노동 현장을 돌며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했다.
사진= 심상정, 호남선 첫 기차 출발인사
심 후보는 노동자, 여성, 청년, 성소수자 등 '지워진 목소리' '지워진 사람들'로 명명되는 서민들과 소외된 계층을 찾아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컨셉으로 유세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심 후보 측은 이날 저녁부터 청년, 장애인, 노동자 등이 직접 유세차에 올라 마이크를 들고 발언하는 유세도 시작한다.
한편, 각 후보는 코로나19 확산을 감안해 '비대면 선거운동'을 강화하는 데도 주력했다.
이 후보 측은 이날 '편지'라는 제목의 대선 TV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이재명을 싫어하는 분들께'라는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이 영상은 이 후보가 단점이 많지만 유능한 경제대통령의 적임자이기도 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후보 측은 이날 국민의힘 책임 당원 전원에게 개별적으로 'AI 윤석열'이 지지호소 인사를 하는 영상 메시지를 개인 휴대전화로 발송했다. 당원 이름과 개개인에 맞는 정책을 담은 영상 메시지로, 주변에 윤 후보 지지를 설득할 때 활용하도록 했다.
사진= 막 오른 공식 선거운동…대선후보들, 거리유세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