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끝난 3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2만명을 넘어서면서 서울 곳곳 선별진료소마다 검사 대기 줄이 늘어섰다.
이날 오전 10시 40분께 찾은 서울광장 임시선별진료소에서는 100여 명이 대기 중이었다.
이날부터 검사 방식도 신속항원검사를 먼저하고 이상이 있으면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하는 방식으로 바뀐 탓에 혼란이 이어졌고 곳곳에 배치된 의료진도 질문에 답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었다.
남편이 확진돼 왔다는 최모(50)씨는 "보건소에서 따로 연락이 없었는데 알아서 다른 가족들과 모두 검사하러 왔다"고 설명했다.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도 사정은 비슷했다. 120여 명의 시민이 길게 줄을 섰고 PCR과 신속검사 동선을 헷갈리기도 했다.
직원 윤여선(58)씨는 "명절 지나고 걱정돼 방문하는 사람이 많다. PCR보다는 바로 결과가 나오는 신속항원검사 줄이 압도적으로 길다"며 "더 바빠져서 의료 인력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호흡기전담클리닉들도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검사를 병행하게 된 가운데 한층 바빠진 분위기였다.
송파구의 한 호흡기전담클리닉 내과에서는 쉴새 없이 걸려오는 신속항원검사 관련 문의 전화에 직원이 "지금 오시면 2시간은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검사를 받으러 온 손모(52)씨는 "회사에 제출하려고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러 왔는데 이렇게까지 사람이 많을 줄 몰랐다"며 "예전엔 PCR 검사받으러 종합운동장까지 갔는데 더 가까운 곳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건 좋지만 유효기간이 하루뿐이라 실질적으로는 더 번거롭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서대문의 호흡기전담클리닉인 하나이비인후과는 "주로 출국을 앞둔 사람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검사 비용 처리 등과 관련해 의료계도 혼선을 빚는 듯했다.
남규준 원장은 "이전까지는 검사를 비급여로 했는데 이제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서 의사회와 보건소 등에 문의했는데 오늘 오후 중 안내를 해준다고 한다"고 말했다.
재택치료자들도 제때 정확한 지침을 못받기는 마찬가지였다.
도봉구에 사는 채모(55)씨는 정부가 제공하는 재택치료 키트에 대해 "감기약과 체온계 등을 받았는데 감기약은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감기약보다 치료제를 줬으면 좋겠다. 또 거주지가 아닌 다른 자치구에서 검사를 받았더니 데이터가 넘어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확진 전화를 받고도 하루 넘게 방침이 없어 답답했다"고 전했다.
경기 김포시에 거주하는 이세웅(19)씨는 백신 접종을 부스터샷까지 마쳤지만 지난달 27일 양성 판정을 받아 재택치료를 했고 최근 해제됐다고 했다.
그는 "무증상이지만 의료진과 면담 없이 자가 진단만 내고 격리 해제됐다"고 의아해하며 혹시 몰라서 추가로 자가격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진구보건소에서 재택치료전담반을 총괄하는 김승범 주무관은 "오늘 0시 기준 관내 재택치료자는 총 1천5명"이라며 "의료마비 상태라 조만간 재택치료를 관리하는 외래 의료기관은 4곳에서 더 늘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검사 대기 줄이 늘어선 서울역 선별검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