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일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선 후보와 첫 토론에 나서면서 두 후보가 모종의 연대를 모색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양측은 표면적으로는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하지만 정치이념과 이해관계 등을 고려할 때 손잡는 그림이 현실화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김 후보와의 단일화에 공식적으로는 선을 긋고 있다.
이날 토론의 의미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의 양자 토론이 불발된 상황에서 김 후보와 정책 토론을 벌인다는 대비 효과에 방점을 찍었다.
우상호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당사에서의 간담회에서 "오늘 토론은 후보 단일화나 그 이후 어떠한 정치적 해석이 가능한 시나리오를 전제로 한 게 아니다"라며 "윤 후보는 거부했으나 이 후보는 김 후보 제안을 받아들여 진행된다는 의미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두 후보가 마음껏 정책적 역량을 뽐내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진지하고 화기애애한 정책토론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부연했다.
우 본부장의 발언에서는 이번 토론을 바라보는 민주당 지도부의 속내가 읽힌다.
지지율 반등 모멘텀을 찾는 것이 급선무인 이 후보는 김 후보와의 연대를 통해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중도층 공략에 나설 수 있다.
김 후보는 박근혜정부의 첫 국무조정실장과 문재인정부의 첫 경제부총리를 지내는 등 진보·보수 정부 모두에서 국정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그러면서도 지난 9일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경제부총리 재직 시절 부동산 정책을 두고 청와대 정책라인과 충돌이 극심했다고 털어놓는 등 문재인 정부의 최대 실정으로 평가받는 부동산 정책에서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청계천 판잣집에서 자랐고 상고와 야간대를 나온 '흙수저' 신화도 자산이다.
이러한 이력을 가진 김 후보와의 연대가 중도층을 끌어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민주당은 보고 있다.
송영길 당 대표도 김 후보를 향해 "최소한 인간의 도리는 지키는 분"(1월 31일 오마이뉴스TV 유튜브 방송)이라고 말하는 등 꾸준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민주당의 이러한 구애는 김 후보가 끝까지 '독자 완주'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과도 맞물려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의 현재 지지율은 1% 안팎을 기록하는 수준이다.
현행 선거법상 대선 후보의 유효 득표율이 10%를 넘지 못하면 선거 비용을 1원도 보전받지 못하고 후보 등록에 필요한 별도의 기탁금 3억 원도 돌려받지 못한다.
일각에서는 김 전 부총리가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종로 보궐 선거 출마 쪽으로 선회하고 민주당이 김 전 부총리를 지원하는 시나리오도 나돌지만 이 경우 민주당으로선 '무늬만 무공천' 후폭풍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김 후보 측은 대선일까지 완주하겠다는 의사를 재차 표명했다.
김 후보측 송문희 대변인은 통화에서 "이번 토론은 각 대선 후보에게 똑같이 제안했는데 제일 먼저 받아들인 것이 이 후보라서 제일 먼저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송 대변인은 "대선까지 한 달 남았지만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끝까지 달린다는 것이 공식적인 김 후보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대화하는 (오)이재명-(왼)김동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