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오거돈 전 부산시장 시절 시 산하 공공기관 임원에게 일괄 사표를 내도록 압박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24일 부산시청 등 4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부산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는 이날 부산시청과 부산테크노파크, 벡스코, 부산시가 최대 주주로 있는 골프장 'LPGA 인터내셔널 부산'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파일과 서류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청에서는 ▶기획조정실장실 ▶기획관실 ▶기획담당관실 ▶재정혁신담당관실 ▶마이스산업과 ▶체육진흥과 ▶감사위원장실 ▶청렴감사담당관실 ▶정보화담당관실 등 9곳에서 이날 오전부터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이들 부서는 모두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 및 출자기관과 관련이 있는 곳이다.
부산테크노파크 등 산하 공기업 3곳에서는 당시 임원의 퇴직이 적법하게 이뤄졌는지 확인하기 위한 서류를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관들은 당시 임원들이 부산시의 사퇴 압박에 강하게 반발했던 대표적인 곳이다.
'오거돈 블랙리스트'로 불리는 이 사건은 오 전 시장이 취임하기 직전인 지난 2018년 6월 25일부터 28일 사이 부산시가 산하 25개 공공기관 대표 등 임원 40여 명에게 사직서 제출을 종용했다는 의혹이다.
오 전 시장이 당시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되면서 23년 만에 부산의 지방권력을 교체한 터라 대대적인 물갈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됐고, 그만큼 반발이 거셌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19년 4월 당시 자유한국당 부산시당이 시 간부 공무원 등 6명을 직권남용과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고발하면서 수사가 본격 시작됐다.
검찰은 그동안 고발인 조사에 이어 피고발인 조사를 진행했고 이날 부산시청 등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물증 확보에 나서 수사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에 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부산시는 19개 출자·출연기관과 6개 지방공사·공단에 모두 46명의 기관장과 임원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벡스코와 LPGA 인터내셔널 부산만 주주총회를 열어 대표이사와 임원을 임명하고 나머지 23개 기관의 대표와 임원은 실질적으로 시장이 임명하고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