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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한파에 三電 3분기 '어닝쇼크'... 반도체가격 하락 지속

박현민 기자 입력 : 2022.10.07 수정 : 2022.10.0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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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한파에 삼성전자 실적도 얼어붙었다.

올해 3분기(7~9월) 영업이익이 10조8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0% 넘게 줄며 '어닝쇼크'를 기록했고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인 11조8738억원보다 1조원 넘게 적은 수치다. 

4분기(10~12월) 전망은 더 어둡다. 글로벌 경기침체 등에 따른 가파른 소비 위축으로 반도체 겨울이 한복판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모바일과 가전 수요 위축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대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며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 8조원대는 2020년 2분기(8조1463억원)가 마지막이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가격이 내년 상반기 바닥을 찍고 하반기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 추정치마저 밑돈 '어닝쇼크'... 6분기만에 최저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73% 줄어든 10조8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지난해 1분기(9조3829억원) 이후 6분기만에 가장 적은 수치며 매출은 76조원으로 2.73% 증가했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의 3분기 컨센서스로 매출 78조3062억원, 영업이익 11조8683억원을 제시했고 컨센서스보다 매출은 약 2조원, 영업이익은 1조원 낮은 수치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반도체 가격 하락이다. 삼성전자 영업이익 중 절반 이상을 반도체가 차지한다.

시장 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기준 전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43.5%, 낸드 플래시 시장 33%로 업계 1위며 파운드리는 대만 TSMC에 이어 16.5%로 2위를 기록했다.

문제는 올 하반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고금리, 경기 침체 장기화로 스마트폰·컴퓨터·TV 등 전자제품 소비가 줄어들면서 세트업체가 반도체 주문을 줄였다는 점이다.

여기에 그동안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한 서버 수요까지 꺾이면서 반도체 한파가 예상보다 거셌다. 

이세철 씨티그룹 상무는 "반도체 전방산업인 스마트폰, PC 등이 필수 소비재가 아니다 보니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상황에선 수요가 줄고 이에 따른 반도체 오더컷(주문 축소)이 심하게 나오고 있다"며 "특히 (올해) 버텼던 서버 가격이 가장 세게 빠지고 있고, 단기적으로는 상황이 정말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낸드플래시와 D램 가격이 각각 13~18%, 10~15% 하락한 것으로 추정했다.

가격 하락에 감산 결정도 이어지고 있다. 메모리 3위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은 하반기 생산량을 줄이고 반도체 장비 투자 예산을 30% 삭감하기로 했다.

특히 일본 키옥시아 역시 이달부터 웨이퍼 투입량을 30%가량 줄일 예정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에 나서진 않기로 했다.

산업연구원 김양팽 연구위원은 "삼성이 과거 경험을 바탕삼아 투자를 지속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R의 공포'에... 모바일·가전 판매도 부진

글로벌 경기침체가 현실화하면서 스마트폰, 컴퓨터·TV 등 소비자 제품 수요도 급감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전 세계 TV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2.2% 줄어든 2억879만 대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지난 2010년(2억1000만대) 이후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또한 스마트폰 시장 역시 침체됐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전년보다 6.5% 줄어든 12억70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고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도 올해 스마트폰 생산 목표치를 3억3000만대에서 10% 줄인 2억7000만대로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급등한 달러·원 환율이 이익 감소를 일정부분 방어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적 하락을 막진 못했다. 

수출 비중이 큰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달러 강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달러·원 환율이 1200원이라면 해외에서 1달러짜리 물건을 판매한 후 받는 돈이 1200원이지만 환율이 1400원으로 상승하면 200원을 더 받을 수 있다. 같은 상품이라도 수익성이 좋아지는 셈이다. 

달러·원 환율은 올해 1분기 1205.29원에서 2분기 1261.12원으로 올랐고 3분기에는 1340.23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2분기에도 환율 상승 영향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약 1조3000억원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3분기 환율 효과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 4분기도 반도체 가격 하락 지속... 내년 하반기 반등 기대 

4분기 시장 전망도 온통 '잿빛'이다.

소비 위축으로 인한 수요 급감과 반도체 가격 하락 강도가 세지는 데다 반등 요인도 없다.

인플레이션과 환율 급등 등 거시경제를 중심으로 한 불확실성도 상존해있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 10~15% 하락한 D램 가격이 4분기에도 직전 분기 대비 13~18% 떨어질 것으로 봤고 컨슈머 제품 탑재 비율이 높은 낸드플래시의 하락폭은 평균 15~20%로 더 클 것으로 봤다.  

다올투자증권 김양재 연구원은 "4분기 역시 전방 수요 공백과 재고 조정 영향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20% 이상 급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한 9조9000억원이다. 

일부 증권사는 이마저도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키움증권 박유악 연구원은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39% 감소한 8조5000억원으로 예상하며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락이 전사 수익성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도 지난달 평택공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사업 업황에 대해 "올 하반기도 안 좋을 것 같고, 내년도 지금으로 보면 그렇게 좋아질 모멘텀은 보이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업계에선 반도체 하락 사이클이 4분기를 넘어 1년 넘게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국내 반도체 전문가 30명 설문조사에서 21명 이상이 반도체 업계의 현 상황을 '위기'라고 응답했다.

또한 이중 절반을 넘는 58.6%는 이러한 위기 상황이 오는 2024년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산업연구원 김양팽 연구위원은 "다운사이클에서 반도체 단가가 떨어지면 수요가 살아나야 정상적인 사이클"이라며 "그러나 인플레이션이나 소비 위축 악화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거시경제 불확실성 때문에 반등시기를 딱 잘라서 전망하기 쉬운 시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사진= 삼성전자 분기 실적 추이 그래프 / 출처= 금융감독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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