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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빚투 조장' 비판, 회생절차 부정... 법조계 "다른 자산도 동일한 기준" 반론

박현민기자 입력 : 2022.07.05 수정 : 2022.07.05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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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유일한 회생·파산 전문 법원인 서울회생법원이 이달 초부터 채무자가 갚을 돈을 산정하는 데 주식과 가상자산(이하 암호화폐) 투자 손실금을 제외하기로 업무 기준을 마련하면서 일각에서 '빚투(빚내서 투자)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암호화폐를 제외한 다른 유형의 자산에도 같은 판단이 적용되는 점에 비춰볼 때 형평성을 고려하면 피할 수 없는 조치라는 목소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법원 "투자실패 겪은 채무자 지원할 방안"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이달 초부터 '서울회생법원 실무준칙 제408호'를 시행하면서 "변제금 총액을 정함에 있어 손실금 액수나 규모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변제금이 아닌 '청산가치'를 정할 때 고려하지 않는 것이 준칙의 취지며 이 준칙은 "채무자가 주식·암호화폐에 투자해 발생한 손실금은 채무자가 파산하는 때 배당받을 총액을 산정할 때 고려해선 안 된다"고 명시한다.

개인회생절차에는 청산가치 보장의 원칙이 있다. 채무자가 파산하는 경우 채권자들이 배당받을 총액인 청산가치보다 개인회생절차를 통해 갚을 수 있는 총액(변제액)이 많아야 한다는 원칙이다.

이는 채무자가 회생절차를 밟음으로써 파산할 때보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돈을 채권자들에게 갚을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예를 들어 1천만 원의 재산을 보유한 A씨가 1억 원을 대출받아 암호화폐에 전부 투자했다가 가치가 100만 원으로 폭락했다고 가정하면 이번 준칙에 따라 A씨의 청산가치는 1억1천만 원이 아니라 1천100만 원이 된다.

법원은 현재가치를 기준으로 그가 갚을 수 있는 총 변제액이 청산가치인 1천100만 원보다 높다고 판단되면 회생계획을 인가하며 A씨는 회생계획에 따른 변제액만 갚으면 나머지 빚을 탕감받는다.

 "빚투 조장하나" "암호화폐 가치 오르면 채권자만 손해"

서울회생법원이 이 같은 준칙을 공개하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빚을 내 투자한 사람을 왜 법원이 나서서 구제해주느냐는 것이 비판의 주된 논지인 것이다. 

암호화폐처럼 변동성이 큰 자산에 투자하지 않았거나 자신의 재산 한도 내에서만 투자해 손해를 스스로 감당하는 사람들로서는 '빚투'한 이들이 채무를 탕감받는 데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빚을 내 투자한 사람들이 가상화폐 가치 상승 시기에 큰 이익을 봤더라도 이익금을 사회에 환원할 의무가 없는데 가치가 하락했다는 이유로 빚을 탕감받는 것이 부조리하다는 지적도 있다.

채무자가 회생계획을 인가받은 뒤 보유한 가상화폐의 가치가 오르더라도 채권자가 이를 환수할 수 없다는 부분도 비판 대상이다.

A씨가 회생계획을 인가받은 뒤에 보유한 암호화폐의 가치가 다시 1억 원 또는 그 이상으로 오르더라도 A씨가 변제해야 할 금액은 달라지지 않는다.

 법조계 "다른 자산도 마찬가지... 회생절차 안되면 채권자도 손해"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비판이 회생절차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서초동 법무법인의 한 변호사는 "투자 원금을 기준으로 청산가치를 산정하면 사실상 회생절차는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결국 파산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이는 채권자에게도 손해"라고 지적했다.

A씨의 사례로 돌아가서 그가 향후 자신의 소득으로 갚아나갈 수 있는 돈이 현재 가치로 5천만 원이라고 가정하면 1억1천만 원을 청산가치로 볼 경우 파산해야 하고 1천100만 원을 청산가치로 인정하면 회생절차를 밟게 된다.

전자의 경우 채권자는 A씨가 가진 현재 재산 1천100만 원을 회수하게 되고 후자의 경우 채권자는 시간을 들여 5천만 원을 받게 된다.

지방법원 파산부에 근무했던 한 고등법원 판사는 "다른 유형의 자산들에 대해서는 현재 가치를 기준으로 청산가치를 정하는 것이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진다"며 "암호화폐가 비교적 새로운 유형의 자산이고 가격 변동이 심해 기준을 새로 마련했을 뿐 이번 준칙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 판사는 "지금 나오는 비판은 다른 자산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고, 그 비판을 그대로 수용하면 회생절차 자체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다른 자산에 대해선 손실액을 청산가치에서 제외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주식은 유독 재판부에 따라 투자원금을 기준으로 청산가치를 사정하는 사례가 있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엇갈리는 판단을 통일하고 같은 기준을 암호화폐에도 적용한다는 것이 새로 도입한 준칙의 취지"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회생계획 인가 후 암호화폐 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는 지적에 "일반적으로 회생계획에 따른 변제액이 크기 때문에 채무자가 보유한 암호화폐를 매각하지 않고선 충당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사진= 가상 화폐 (C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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