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이하 가상자산) 범죄 유형 중 신용사기를 일컫는 '스캠(Scam)'의 피해액이 지난해에만 9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신종 사기인 '러그풀(Rug Pull)'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투자에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25일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체이널리시스이 발표한 '2022 가상자산 범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스캠 범죄 피해액은 총 77억 달러(약 9조 2115억원)로 전년 대비 81% 급증했다.
스캠은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투자자를 현혹시켜 투자금을 유치한 뒤 파산하거나 잠적하는 등의 부정적인 의미에서 쓰이는 말로 일종의 신용사기를 뜻한다. 여기서 스캠 코인은 사기 목적으로 발행한 코인을 지칭하는 것을 말한다.
체이널리시스는 스캠 유형에서도 최근 디파이 생태계에서 새롭게 등장한 러그풀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러그풀은 개발자가 사용자들의 자금 모집, 가짜 투자 기회 제공 등 합법적으로 보이는 새로운 토큰과 관련된 가상자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중도에 이를 포기해 토큰 가치를 떨어뜨리는 방식을 의미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전체 가상자산 스캠 피해액의 1%에 불과했던 러그풀은 2021년 들어선 전체 37%(28억 달러)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등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러그풀 피해사례가 늘어난 이유로는 쉽게 새로운 토큰을 만들어 탈중앙화 거래소에 상장할 수 있는 특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지만 체이널리시스는 모든 러그풀이 디파이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님을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조사에는 스캠 수가 증가할수록 스캠의 평균 활동 기간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됐다.
자금을 수신한 스캠 수는 지난 2020년 2052개에서 2021년 3300개로 크게 증가했지만 평균 활동 기간은 2020년 192일에서 2021년 70일로 짧아졌고 이는 스캠을 수사하고 기소하는 조사관의 역량이 발전함에 따라 스캠 범죄자들이 압박을 받았기 때문으로 보고서는 평가했다.
체이널리시스 백용기 한국 지사장은 "국내에서 '진도지코인'과 '스퀴드코인'으로 대표되는 러그풀 스캠이 전체 스캠 피해 중 3분의 1가량으로 밝혀졌다"며 "가상자산 투자자는 해당 가상자산의 정보를 면밀히 살피고 제3자의 감사를 받았는지, 개발자 신원이 명확하게 공개됐는지 확인해야 하고 개발자가 지나치게 많은 물량을 갖고 있는지도 꼭 봐야할 요소다"고 강조했다.
사진= 체이널리시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