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삼성전자는 해외 출장길에 오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세계 1위 통신사 버라이즌과 바이오 기업 모더나의 경영진과 잇따라 회동하며 삼성의 '미래 성장사업'으로 바이오와 차세대 이동통신을 낙점하고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은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버라이즌 본사에서 한스 베스트베리 CEO(최고경영자) 등 경영진을 만나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의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버라이즌은 올해 3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5대 매출처 중 한 곳이며 지난해 삼성전자와 버라이즌의 5G 이동통신 장비 공급 계약에서 이 부회장이 베스트베리 CEO와 직접 영상 회의를 진행하는 등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6일에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서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과 회동했다.
이 부회장과 아페얀 의장은 이번 만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조와 향후 추가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CMO)하고 있으며 지난달 28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생산 모더나 백신 총 243만 5000회분이 국내에 조기 공급됐다. 이 배경에는 이 부회장의 물밑 작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 당시 삼바는 모더나와 협력해 생산할 수 있는 기틀은 갖췄지만 인허가 문제 등 여러 난관에 직면해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와 삼바,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삼성 최고 경영진으로 이뤄진 태스크포스(TF) 구성했으며 모더나와의 신뢰 구축에도 힘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이같은 노력에 삼바가 생산하는 모더나 백신의 국내 공급 일정은 당초 연말에서 10월로 앞당겨졌고, 동시에 안정적인 대량 생산 체제도 갖출 수 있게 됐다.
이 부회장이 경영 복귀 이후 첫 해외 출장길에서 버라이즌과 모더나 경영진을 잇따라 만난 것은 미래성장동력 발굴과 육성에 더욱 박차를 가해 '뉴삼성'을 이루겠다는 의지의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와 차세대 이동통신은 이 부회장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집중 육성하기로 한 삼성의 '미래 성장사업'으로 꼽힌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그동안 다듬어 온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한 글로벌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이 부회장은 지난 14일 출국해 캐나다 삼성전자 인공지능(AI) 연구센터를 방문한 뒤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이곳에서 모더나와 버라이즌 외에 미국 반도체 설계 고객사, IT 회사들과 추가로 접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