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도는 돈 이야기(26)] 세 번째 부(富)의 조건, 거대한 ‘무의식’ 활용법
- 램프의 요정과 함께 밝은 노래를 불러라 -
우리의 내면에는 놀라운 힘이 숨어있다. 그 힘은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든 그대로 이루어주는 존재다. 알라딘(Aladdin)은 램프 속에서 램프의 정령(精靈) 지니(Genie)를 불렀지만, 사실 이것은 은유(隱喩)다. 웅크린 채 불려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우리 안에 있는 엄청난 힘이 바로 ‘지니’인 것이다.
당신이 무언가를 이루려 할 때, 당신을 도울 힘이 필요하다면 당신 안에 있는 지니를 깨우고 불러내어 당신이 생각한 것을 이루도록 만들어라. 이것이 세 번째 부(富)의 조건이자, 성공의 원리다.
우리를 통제하고 제한하며, 어렵게 만드는 것은 과연 우리 주변의 환경일까? 당신은 오늘도 직장 상사 때문에 스트레스 가득한 하루였는가? 일 때문에 잠시라도 마음 편할 때가 없는가? 가족들을 부양해야 하기때문에 잠시라도 쉬고 싶어도 쉴 수 없는가? 배운 것이 적어서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주저하고 있는가? 환경이 우리를 제한하고 있는가? 정말로 그러한가?
이창동 감독의 <초록물고기>를 보면 이런 대목이 나온다. 출소한 조직의 보스가 예전에 자신의 밑에 있다가 독립한 작은 조직의 보스를 찾는다. 그리고 작은 보스에게 이런 말을 건넨다.
“난 강아지를 어릴 때부터 발로 걷어찼어. 아마 그 녀석에게 내 발은 엄청 크고 무시무시한 존재였을 거야. 그런데 강아지가 자라서 덩치가 엄청난 개가 되었는데, 이놈이 아직도 내 발을 보면 무서워하는 거야. 강아지 때도, 지금도 발은 같은 크기인데 말이야.”
이어서 보스는 자신을 넘어설 수 없도록 길들여진 옛 부하를 두고 이렇게 비웃었다.
“코끼리를 길들일 때도 그런 방법을 사용한다지. 어릴 적부터 목에 줄을 달아 기둥에 묶어두면, 나중에 다 자란 뒤에도 기둥에 묶여 진 줄이 목에 연결되어 있으면 움직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코끼리는 이미 어릴 때는 상상도 못할 훨씬 큰 힘을 가졌는데도, 어릴 적 기억만으로 기둥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할 거라 생각한다는군.”
필자는 이 대사를 떠올리며 ‘과연 우리를 제한하는 것이 진실로 타고난 환경이나 주변의 상황 등 환경 때문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은 어떠한가? 내 삶을 결정짓는 것이 아직도 환경이라 생각하는가? 지금 내 모습이 환경 때문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아직도 강아지가 어릴 적에 보았던 거대한 발에 대한 두려움에 어쩔 줄 몰라 하는 것이다. 한번 쯤은 의심해 보아야 한다. 어쩌면 환경이란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문제는 환경을 바라보는 우리 자신의 인식(認識)에 있다.
내 주변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떻게 바라보는가? 또 나의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인식이 환경에 얽매여 있다면 성견(成犬)이 되어서도 강아지 적의 습관과 두려움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우리 내면에 숨어있는 힘, 우리의 지니는 우리의 명령을 그대로 충실하게 따르는 존재임을 기억하라.
만약 당신이 스스로에게 “나는 안돼.”라고 말한다면, 내면의 힘은 이렇게 대답한다. “예, 제가 스스로 그것을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당신이 스스로 “나는 실패할 거야. 나는 정말 실패하는 것이 두려워.”라고 말한다면, 내면의 힘은 이렇게 대답한다. “예, 제가 스스로 그것을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내면의 힘은 당신의 말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온갖 힘을 기울인다. 즉, 기필코 실패하려고 애를 쓰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자신이 부르는 노래 가사와 같은 인생을 살게 되는 가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접한다. ‘세상은 요지경’이라는 노래를 불렀던 신신애는 사기를 당해 모든 것을 잃었다. 노랫말 그대로, 세상은 실로 ‘여기도 짜가, 저기도 짜가’ 였던 것이다. 또 늘 우울한 노래를 불렀던 1990년대 최고의 실력파 가수, 김현식은 33세의 나이로 그만 요절했다. 항상 애절한 노래를 불렀던 김광석도 우울증이 심해져 순간을 못 이기고 김현식과 같은 나이인 33세의 젊은 나이에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그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마지막 잎새’를 부른 ‘배호’라는 1960년대 불세출의 가수도 29세의 나이로 요절했고,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을 열창했던 차중락은 1968년 27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아름답기는 하지만, ‘아무도 날 찾는 이 없는’ 이라는 노래를 부른 가수는 아마 모르긴 해도 혼자 살고 있지 않을까?
가수에게 있어 자신의 노래라는 것은 문자 그대로 수도 없이 불러 꿈속에서도 저절로 되뇌일 만큼 무의식 속에 가사의 내용이 그대로 각인되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면의 힘은 그 가사대로 증명해 보이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쓴다.
한가지 필자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 한국의 1960-70년대 경제발전의 원동력 중 하나는 매일 아침 전국에 울려 퍼졌던 ‘새마을 노래’일 것이라는 사실이다. “잘살아 보세~ 잘살아 보세~ 우리도 한번 잘살아 보세~” 힘찬 음성과 함께 울려 퍼진 이 가사는 어떤 정책과 투자보다도 큰 영향력을 발휘했을 것이 분명하다.
당신의 노래는 어떠한가? 당신이 지금 즐겨 부르는 레퍼토리를 한번 읊어보라. 이런 이야기를 필자의 지인 K에게 했더니, 아픈 사랑에 대한 기억을 가졌던 K는 주로 자신이 즐겨듣고 좋아했던 노래는 이별의 슬픔, 배신당한 사랑 등에 대한 노래였다고 고백한다. 한편, 모든 면에서 부족할 것 하나 없는 43세의 노총각 S는 아재답게 주로 이런 노래를 즐겼다. 나훈아의 ‘피리 부는 사나이’, ‘잡초’, ‘불씨’, 이승철의 ‘오늘도 난 같은 노래들. 모두 혼자 걸어가는 인생살이에 대한 노래였고, 외로운 남자들의 노래였다.
필자의 이야기를 듣고 난 뒤, S는 의식적으로 자신의 노래를 바꾸려고 노력했고, 그 후론 유리상자의 ‘사랑해도 될까요’, 솔리드 ‘천생연분’, 신해철의 ‘일상으로의 초대’, 박진영의 ‘청혼가’ 같은 노래를 듣고 따라 불렀다. S왈, 처음에는 이런 시도가 익숙하지 않아 노래 부르는 즐거움을 크게 느끼지 못했단다. 그러나 S는 신기하게도, 물론 꼭 그 이유만은 아닐 테지만, 의식적으로 자신의 레퍼토리를 바꾼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은 다음 달 결혼식을 올린다.
결혼식에서 필자는 S에게 이런 말을 건네려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더니, 무의식은 고래도 장가가게 만드는군요!”
즉각적인 변화는 가시적이지 않더라도 ‘무의식’은 서서히 한 사람의 태도를, 모습을, 운명을, 미래를 변화시킨다. 그만큼 강렬한 것이 우리 인간의 잠재의식이다.
그러니 당신이 무언가를 이루고 싶다면, 무엇이 되고 싶다면 당신 안에 있는 지니와 함께 희망의 노래, 긍정의 노래를 불러라.
글 강건욱 / 문예지 기자 및 인문학출판사의 편집자로 일하며 예술과 문학, 대중문화에 관한 칼럼과 평론을 쓰고, 저명인사를 인터뷰했다. 현재는 문화평론가 및 프리랜서 인문학 칼럼니스트로서 다양한 매체에 기고하며, 성인과 청소년들을 위한 인문학 강연 및 콘텐츠를 기획, 모더레이팅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