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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를 위한 空間] 이상적인 미래의료에 관한 생각

강건욱 칼럼니스트 입력 : 2022.11.18 수정 : 2022.11.1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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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언스플래시]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다. 중국 우한(武汉)에서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한지. 여전히 세계인들은 한명의 예외도 없이 아직 끝나지 않은 팬데믹(pandemic)속에서 오늘을 살고 있다. 여기에 오미크론이니 켄타우로스니, 이름부터 위압감을 주는 새로운 변이들의 등장은 앞으로의 바이러스의 행로를 예상할 수 없게 만들어 우리를 더욱 갑갑하게 하고 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이상(理想)적인 미래의료의 모습을 그려보는 일은 참으로 시의적절한 사유가 아닐 수 없다. 이를 위해서 가장 좋은 것은 과거를 살펴보는 일이다.

인류의 의학사를 보면 지금의 눈으로 보아도 매우 수준 높은 면면들이 여럿 존재했다. 그리스 로마 시대, 이슬람 시대, 그리고 중세를 지나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당시로서는 새로운 바이러스와 질병들은 늘 인류를 괴롭혀왔고, 그때마다 의학은 스스로를 진화시키며 발전을 거듭해왔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의학’은 많은 발전을 거듭해왔지만, ‘의료’는 시간과 장소에 따라 더욱 상이(相異) 한 모습을 보여 왔다. 사회적, 문화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변했고, 사람들의 생각이 변함에 따라 그에 맞추어 다시 변화를 거듭하기도 했다. 이렇듯 끊임없이 향상되는 의학 지식을 활용하고 이용하는 ‘의료’는 온전히 ‘사람과 사회’에게 달려있다. 따라서 그 사회와 시대상, 그리고 그 사회를 살아갈 사람에 초점을 맞추어 의료의 미래가 설계되어야 한다.

미래의료의 모습을 그릴 때 또 하나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우리가 오늘날 여전히 직면하고 있는 ‘코로나 19’라는 바이러스의 존재 자체다. 11월 현재, 겨울이 다가오자 우리나라의 일일 확진자는 다시 7만 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에서는 여전히 하루에도 수십만의 확진자와 수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며칠 전 정부는 일일 확진자가 올 겨울 최대 20만 명대에 이를 수도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3년이라는 시간이 꼬박 지났어도 우리는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코로나 19라는 수렁 속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미국의 한 저명한 감염 전문 의학자는 코로나 19라는 질병은 우리 인류가 영원히 대처해야 할 하나의 일상(日常)이 될 가능성이 많다고 진단했다.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공동체를 떠나서 홀로 지낼 수 없다. 인간은 독립적인 존재지만, 동시에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역할과 임무를 지닌 전체의 부분이기도 하다.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에서는 홀로 독립적으로 산다고 문제가 해결되거나 나아지지 않는다. 전염병의 위기 속에서는 공동체를 지속시키기 위한 노력이 더욱 요구된다. 따라서 미래의료도 공동체의 유지를 위한 필수적 행위로서의 의료에 주안점을 두고 연구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미래의료는 지금의 의료와 비슷한 모습을 띤 부분도 있을 것이고, 차이를 보이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현재 팬데믹으로 인해 정부에 의한 의료계와 국민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어 정보의 공개성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에 의료기술의 정보 비대칭성은 더욱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의사의 지위나 가치가 지금보다 낮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의사에 대한 불신(不信)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대다수 일반은 매체를 통한 의학의 피상적 정보접근 이외에 숙달된 의료인만이 할 수 있는 전문지식과 스킬을 갖추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원격 의료’와 임상 정보의 ‘데이터화’는 더욱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의 경우 의사들은 전문성에 대한 반론을 들며 원격의료 도입에 반대하고 있으나, ‘신속한 치료’ 및 ‘인간생명 유지’라는 의료의 최우선 가치에 있어 이러한 주장은 그리 타당성 있게 들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디지털 원격 진료 및 디지털에 기반 한 ‘헬스케어’는 전문 의료인을 통해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원격 의료는 발전된 과학과 통신기술에 힘입어 분명 많은 대중들에게 편리하고 유익한 일인데도 불구하고, 유독 한국사회에서는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역시 의료인, 그중에서도 반드시 자격과 면허를 갖춘 의사만이 환자를 진료하고 처방할 수 있음에도 이를 막고 있는 점은 일견 이해하기 어렵다.

다음으로 의학 관계자와 일반인들이 미래의료에 대응하여 갖추면 좋을 이상적인 모습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의료인의 경우 사회에서 의사가 차지하고 있는 입지와 관계없이, 변화하는 사회의 흐름에 따라 자신의 기본적 업무에 충실 하려는 직업의식의 함양은 오늘과 같은 위기상황 속에서 대단히 중요하며, 또 요구되는 일이라 하겠다. 평소 필자가 잘 알고 지내는 보건의료 분야의 교수 한 분은 이런 말씀을 했다. “의학은 과학(科學)이지만, 의료는 문화(文化)다.”

여전히 끝나지 않는 팬데믹 위기상황에서, 앞으로 전개될 미래의 의료상을 그려보는 데 있어 이 말처럼 정확하게 의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생명 보호’라는 가장 소중한 의학의 존재가치를 제시하는 말은 없을 것이다. 의학은 분명 과학을 기반으로 하지만, 그 기술을 인간에게 제시하는 의료 행위는 그 시대가 처해있는 상황과 모습에 맞추고 변화해야 할 하나의 문화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의학을 대함에 있어 의학 그 자체만을 단독으로 취급하지 않고, 인접 학문과 연계하여 바라보는 융합적인 ‘학제적 사고’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의학을 왜곡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되, 인간적인 판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있어서는 이른바 ‘인문학적 소양’을 가지고 사고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일반인들의 경우 보편타당한 의료에서 개별화된 의료로 바뀌어 가는 작금의 상황을 당연시하지 않고, 본인 스스로 건강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환자 중심 의학’을 올바르게 이용하려는 태도를 갖추는 부분도 요구된다. 또한, 의사에 대한 무조건적인 불신이나 맹목적인 신뢰보다는, ‘의사란 나의 생명을 위하고, 보다 나은 건강 유지를 도와주는 전문가’라는 것을 상기하고 진료를 받는 것이 의료 서비스 사용자로서의 현명한 태도일 것이다.

글 강건욱 / 문예지 기자 및 인문학출판사의 편집자로 일하며 예술과 문학, 대중문화에 관한 칼럼과 평론을 쓰고, 저명인사를 인터뷰했다. 현재는 문화평론가 및 프리랜서 인문학 칼럼니스트로서 다양한 매체에 기고하며, 성인과 청소년들을 위한 인문학 강연 및 콘텐츠를 기획, 모더레이팅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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