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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과 투자, 가깝고도 먼 당신

강건욱 칼럼니스트 입력 : 2022.11.11 수정 : 2022.12.1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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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도는 돈 이야기] 사업과 투자, 가깝고도 먼 당신

강건욱 칼럼니스트

[사진=강건욱 칼럼니스트]

아마 작은 사업이라도 직접 경험한 사람이라면 사업이라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것인지 잘 알 것이다. 필자의 한 지인은 전업 투자자인데 약 1년 여간 후배의 식당 창업과 운영, 그리고 매각과정까지 도우면서 잠시 외도(?)를 한 적이 있다.

지인 왈, 하나부터 열까지 사업이란 정말이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의 ‘큰 일’이란다. 이른 새벽부터 재료인 고기와 채소를 구매하고, 상품을 개발하고, 또 운영 매뉴얼을 만들고, 직원을 관리하고, 고객을 응대하고, 마감을 하는 과정 자체가 전부 힘든 시간이었다고 한다. 

게다가 대학가 앞에서의 장사라서 경쟁 또한 치열했다. 동종의 고기 집만 아니라 비슷한 술과 안주를 파는 대체재가 넘쳐 났기 때문이다. 결국 1년 만에 사업을 접어야 했다.

지인은 그 때 한 가지를 크게 깨달았는데, 그것은 스스로 직접 창업을 해서 사업을 하는 것보다, 이미 검증된 경쟁의 강자들이 모여 있는 ‘상장기업’에 대한 투자가 오히려 안전하다는 생각이었다. 

우리는 보통 주식투자에 관해 설명할 때 ‘고위험 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이라 표현한다. 그런데 이 말은 시장(Mr. Market)의 관점에서 본 본질이 아니라, 단순히 피상적인 껍데기만을 보는 논리에서 비롯된 수식에 불과하다.

사업을 직접 경험한 사람들은 이 부분에서 좀 더 쉽게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투자(投資)의 본질이란 내가 투자한 기업의 가치사슬(Value Chain)에서 구매력과 협상력을 사는 것이고, 기술개발능력과 디자인 능력을 사는 것이다. 또한, 제조와 생산의 원가절감능력을 사는 것이고, 사람을 관리하는 인사관리능력을 사는 일이기도 하다.

아울러 제품과 기업 가치를 상승시키는 마케팅능력을 사는 것이고, 유통망과 네트워크를 보유한 판매력을 사는 것이다. 그리고 판매 후에도 고객을 잘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사는 것이고, CPA자격증과 MBA자격증을 가진 훌륭한 인적자산을 사는 것이며, 열정적으로 일할 임직원들을 사는 일이다. 

다시 말해 투자의 본질은 단순히 주식 몇 개를 소유한 주주(Share Holder)가 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오너(Owner)가 되는 것과 다름없다.

그러나 기업의 관점에서는 주식시장이 기업공개를 통해 자본조달을 하는 장(場)이라면 투자자, 즉 주주의 관점에서는 투자한 기업이 이익을 얻으면 그 이익을 ‘자본이득’이라는 형태로 돌려받는 장일 것이다. 주주 입장에서는 배당 외는 달리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을 돌려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라 주가가 상승하면 팔아서 이익을 취해야만 자기 수중에 현금이 들어오는 법이다.

게다가 주주는 노동을 제공하지 않아 월급도 받을 수 없다. 이익을 실현하지 않는다면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을 뿐이다. 따라서 언제까지고 마냥 소유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여기서 투자의 괴리감과 어려움이 발생한다. 즉, 어떤 기업의 주식을 얼마에 사고, 또 어느 정도 기간을 소유하고, 얼마에 팔아야 하는지 소위 ‘방법론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투자에 있어서는 반드시 미스터 마켓이라 불리는 ‘시장’을 유연히 다룰 수 있는 투자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동시에 이 부분은 개인의 입장에서는 창업보다는 투자를 하는 것이 더 유리한 이유 중 가장 큰 지점이라 생각된다. 이 말인즉슨, 주식투자라는 것은 일정부분 성과를 거두었다면 새로운 사업을 하기 위한 전환비용이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언제든지 용이하게 새로운 배(기업)로 갈아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성공투자가 되느냐, 아니면 실패한 투자가 되느냐의 여부는 배를 갈아타는 ‘전환능력(Switching Competence)’에 따라 극명하게 달라진다고 하겠다. 이는 좋은 칼을 누가 잘 사용하는가의 문제로서 똑같은 기업을 사더라도 수익률 측면에서는 양극화가 뚜렷하다.

투자전략은 성향이나 능력의 범위 내에서 각자가 선택해야 할 몫이다. 이건 ‘틀린’ 투자가 아니라 ‘다른’ 투자이기 때문에 여기에 정답은 없다.

팔지 않고 아주 오랜 기간 계속 보유를 하든, 아니면 단 시간 내에 매도를 하든,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시장(Mr. market)에 대응하여 전략과 전술에만 매몰된다면 전투에서는 이겨도 전쟁에서는 패할 수도 있다. 오나라의 손무(孫武)가 말했듯 ‘전쟁을 이기는 가장 좋은 길은 전투를 벌이지 않고도 이기는 것’이다. 

눈은 먼 산을 응시하고, 코는 맷돌을 정확히 매어둔다면 투자는 그렇게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정작 알 수 없는 것은 시장(Mr. Market)에 휘둘리고, 빨리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투자자 자신의 마음이다.

글 강건욱 / 문예지 기자 및 인문학출판사의 편집자로 일하며 예술과 문학, 대중문화에 관한 칼럼과 평론을 쓰고, 저명인사를 인터뷰했다. 현재는 문화평론가 및 프리랜서 인문학 칼럼니스트로서 다양한 매체에 기고하며, 성인과 청소년들을 위한 인문학 강연 및 콘텐츠를 기획, 모더레이팅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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